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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을 위한 제언
우리말에 '멍 때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생긴 신조어로 '불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에 어떠한 상심도 없이 타오르는 잉걸불을 멍하니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흐르는 강물을 무심히 바라본다는 '물멍'이란 말도 가끔 쓰입니다.
겨울이 지나면 산수유를 비롯해 목련, 개나리, 진달래, 철쭉, 민들레, 영산홍이 기다렸다는 듯 차례로 꽃망울을 터트립니다. 요즘에 가는 곳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상춘객으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호수 둘레 길에서 노인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저만치 앉아서 호숫가에 핀 붉디붉은 명자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꽃멍 삼매경'에 빠져 있는 듯해 인사도 건네지 않고 지나쳤습니다.
세상사는 일이 힘들고 번거로워 뇌리는 생멸하는 생각들로 쉴 새 없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현대인에겐 휴식이 없습니다. 특히 디지털화 된 세상에서 정보에 뒤지면 경쟁에서 뒤진다는 조바심으로 잠시라도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합니다. 이런 현대인에게 그리스도의 말씀이 차분하게 자리 잡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나는 이 봄철에 훈련의 방법으로 '꽃멍 때리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비움의 상태에서 성경말씀을 묵상하는 것입니다. 어떠한 바람도 없는 상태에서 내 속에서 일어나는 기도를 고요히 들어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내 속의 너무 많은 나를 비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비록 바보스럽게 보일이지라도 현대 기독교인에게 신앙의 마음 텃밭을 일구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비움으로 구속의 사역을 이루셨습니다. (빌립보서 2장7절)
김상현 권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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