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맑은 샘
서예가 장성연 선생이 작고하기 전에 '깊고 맑은 샘'이라는 서예 글을 제게 보내왔습니다. 신앙심이 돈독한 그는 손수 낙관을 새겨 보내주는가 하면 어려운 일이 있을 땐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가 환한 빛 길을 걸어 주님 품에 안긴지 십 년이 지나고, 서재에 있는 '깊고 맑은 샘' 이라는 그가 써준 글귀가 늘 그를 그리워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나는 그와 세상에 함께 있을 때 단 한 번도 그 글귀의 의미를 묻지 않았습니다. 그이도 글귀를 써준 의도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난 서재에 걸어놓고 혼자 생각하기를 시를 쓰는 제 시심(금)이 깊고 맑은 샘과 같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써준 것이리라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천명을 넘을 때에는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이의 의도가 삶의 지혜가 깊고 맑은 샘 같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써준 것이리라 여겼습니다.
다시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심이 깊고 맑은 샘과 같아서 흔들리지 말고 삶을 잘 마무리하라는 그이의 간곡한 기원이 느껴졌습니다.
서재에 오르는 계단에는 자그마치 7곱자가 넘는 그이의 서예 작품이 걸려있습니다. 그의 서예 작품 잠언 3장 한 부분을 함께 묵상합니다.
아이들아, 내 가르침을 잊지 말고, 내 계명을 네 마음에 간직하여라.
그러면 그것들이 너를 장수하게 하며, 해가 갈수록 더욱 평안을 누리게 할 것이다.
인자와 진리를 저버리지 말고, 그것을 목에 걸고 다니며, 너의 마음속 깊이 새겨 두어라
그러면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네가 은혜를 입고 귀중히 여김을 받을 것이다.
너의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의뢰하고, 너의 명철을 의지하지 마라.
네가 하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인정하여라. 그러면 주님께서 네가 가는 길을 곧게 하실 것이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여기지 말고, 주님을 경외하며 악을 멀리하여라.
김상현 권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