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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관한 명상
밥은 물질만을 뜻하지 않고 큰 의미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것을 말합니다. 동학농민전쟁은 쌀을 빼앗으려는 자와 빼 앗기지 않으려는 쌀 전쟁이었습니다. 이 같은 전쟁은 세계 도처에서 일어났습니다. 쌀을 빼앗긴다는 것은 생존을 찬탈 당하는 것이기에 다른 말로 하면 밥 전쟁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일상으로 외우는 주기도문에 '일용할 양식'이 바로 밥이며, 먹고 마실 때마다 생존할 수 있는 원동력을 주신 하나님 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불가의 식사의례에 '발우공양'이 있습니다. 발우란 그릇을, 공양이란 식사를 뜻하는 말인데 밥을 먹는 행위가 단지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구하는 수행인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기독교에서는 밥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오르신 예수, 즉 생명의 양식으로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기념하는 파스카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독 우리말에서 밥은 인간존재의 원초적 언어로 곧잘 쓰이고 있습니다. 예컨대 '노동'을 '밥벌이'로 표현하는가 하면, 한 솥밥을 먹은 가족을 '식구'라고 표현하는 것도 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밥이 들어가는 우리 말 중에 '대팻밥'과 '톱밥'이란 단어는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제 살을 깎고 제 살점을 내어줌으로 비로소 건축가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목재가 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현하기 위한 헌신은 대팻밥과 톱밥 같이 제 살을 깎는 아픔을 동반합니다. 그 아픔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믿음을 통해서 성화가 이루어집니다.
김상현 권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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